부림면 땅 이름 유래와 역사이야기9 부림면 익구리(益口里) 월전(月田)마을
부림면 땅 이름 유래와 역사이야기9 부림면 익구리(益口里) 월전(月田)마을
  • 김진수 편집위원
  • 승인 2023.10.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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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의 땅 이름 유래와 역사이야기’는 허백영 문화원장님이 쓴 ≪우리고장 땅 이름≫과 박용식 교수가 쓴 ≪宜寧의 地名≫, 1930년대 발간된 ≪의춘지≫, ≪의령군지≫를 참고했다.

마을교사 김진수
마을교사 김진수

 

▣부림면 익구리(益口里) 월전(月田)마을

월전마을은 부림면소재지에서 십리길이지만 높고 험한 산비탈길을 올라가야 하므로 실제 거리보다 훨씬 멀어 보인다. 월전마을은 익구리 소속이지만 익구마을이나 구월마을에서는 차량으로 갈 수 없다. 오히려 감암리 대밭골 뒷산에 있는 배곡재를 지나 미타산 가는 길을 따라 해발 400m정도 까지 올라가야 월전마을에 이를 수 있다.

사진=월전마을 모습
사진=월전마을 모습

토박이들은 월전이라 부르기보다 ‘딸밭(달밭)’이라 부르기를 좋아 한다. ‘달밭(月田)’이란 ‘달빛 가득한 밭’이란 의미이다. 특별히 밤에 환하게 쏟아지는 달빛을 보면 왜 사람들이 이 마을을 ‘달밭’이라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볼 때, 이 마을 사람들의 문학적 상상력이 높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주장은 마을 형태가 반달(月) 모양으로 길쭉한데다 주변에 논이 없고 밭으로 뒤덮여 있어 ‘밭(田)’이란 이름을 사용하여 ‘월전(달밭)’으로 불렀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마을은 북서쪽에 우뚝 선 미타산과 마을 앞에는 다락산(樓山)과 갓굴산 줄기가 둘러싸고 있어 산간 분지 지형이다. 집들은 가파른 산비탈에 위태롭게 서 있고 그 뒤로 울창한 대밭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그래서 전체 분위기는 포근하고 아늑해하며 신선이 사는 곳에 온 것 같아 보인다.

사진=월전 마을 추모재
사진=월전 마을 추모재

마을 앞쪽에는 다락산과 ‘갓골산(까꿀산)’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산이 있다. 옛날에는 경사 급한 갓골산 비탈을 다랭이밭으로 개간하여 농사를 지었으나 지금은 농사짓는 사람이 없어 아름다운 다랭이밭은 버려져 풀만 무성하다.

마을의 당산나무는 오래 전에 없어졌고 새로 심은 두 그루가 자라고 있다.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옛날에는 땔감이 귀하여 멀리 있는 미타산까지 나무하러 다니곤 했다고 한다.

 

○꿍꿍바우(꿍꿍바위)

마을 뒷산을 올라가면 꿍꿍바우가 있다. 사람이 바위에 올라서 구르면 ‘꿍꿍’하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은 바위에 올라 발로 굴려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바위산을 넘어가면 묵방리 칠공마을이 있다. 외진 산골의 조그만 마을이지만 재실이 있다.

 

○유정재(惟精齋)

유정재가 있었는데 신안 주씨 문중재실이다. 유정재사실기(惟精齋事實記)에 보면 부친인 재범(宰範)공의 학덕을 기리고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자녀 수돈(秀暾)이 1992년 건립한 것이다. 그러나 유정재는 오래 전에 없어지고 그 자리에 흔적만 남아 있다.

 

○추모재(追慕齋)

또 다른 재실은 추모재다. 이것은 초계 정씨 문중 재실이다. 후손이 쓴 추모재 중건기에 보면 “형편에 따라 주머니를 털어서 재목을 모으고 기와를 사서 월전마을 언덕에 나아와 좋은 날을 받아 땅을 개척하고 밤낮으로 일하여 며칠이 안 되어 낙성을 고하고 이에 현판을 달아 가로되 추모(追慕)라 하였다. 여기에 모이고 거처하여 경서에서 옛것을 찾아 효도와 공경의 도리를 강론하고 몸을 닦는 요긴함을 연구하고자 한다. 다가오는 이로 하여금 지켜 따르게 하는 것을 있게 하려함이다.”라고 재실을 중건한 내력이 있다. 그 내력을 읽어보니 조상과 후손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숙연해 진다.

조상이 애써 지은 재실이 지금은 관리가 어려워 퇴락하고 있다. 외진 오지 마을이지만 재실이 있고 마을 사람들 가슴속에는 조상에 대한 자부심이 살아 있다. 그러나 마을의 젊은이는 모두 도시로 나가고 이제 나이 드신 분들만 모여 있어 마을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마을 주변에는 버려둔 논과 밭이 많고 농토에 잡초나 칡넝쿨이 무성하며 옛날의 영화가 풀처럼 시들어 가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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