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완 군수 범죄혐의 전면 부인
오태완 군수 범죄혐의 전면 부인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2.12.14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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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8차 공판 피고인 심문에서 억울함 호소

혐의자체에 대해서는 ‘또렷한 기억’으로 적극적 부인

사건정황에 대해서는 ‘기억 탓’ 오락가락 진술번복

앞선 증인들과의 증언과 어긋나는 진술하기도

 

오태완 의령군수는 지난 2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열린 제8차 공판에서 자신의 강제추행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오 군수는 피해자를 포함해 14명의 증인심문에 이어 마지막으로 이뤄진 피고인 심문에서, 자신은 피해자에게 성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으며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 끌며 “화장실에 같이 가자. 밑에도 붉은 지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오 군수는 변호인 심문에서, “알콜 두드르기가 있어 술을 마시면 실제로 발까지 벌개진다. 피해자 앞에서도 진지하게 그런 의미의 말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오 군수는 자신이 일어서 테이블 사이로 나가면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테이블 사이가 좁았고 그 사이에 빈 맥주병과 접시들이 있어서 나갈 수 조차 없는 상황이었고 피해자가 치마를 입고 테이블 밑으로 다리를 뻗고 있어 더더욱 그랬다”고 진술했다.

‘화장실’ 발언에 대해서도 오 군수는 “마치 내가 도망이라도 간다고 생각했는지 피해자가 ‘어디 가느냐’고 자꾸 물어 와 ‘화장실에 간다. 와? 화장실까지 따라올기요?’라고 짜증스럽게 대꾸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진 검찰 심문에서 오 군수는 “몸에 알콜분해 효소가 없어 술을 잘 못 마신다”고 전제한 뒤 ‘몸 전체가 벌개진다’고 하고 ‘밑에까지 벌개진다’고 덧붙여 말한 이유에 대해서는 “몸 전체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 답변했으며 ‘밑이 성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행사에서 군수의 동선을 직선으로, 테이블 사이로 동선을 만드는 것이 의전에 맞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오 군수는 “시골이라 다르다. 테이블을 돌아 다니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고 대답했으나 이어진 판사의 심문에서 처음 자리에 앉을 때는 “테이블 사이로 들어갔다”고 기억했다.

 

오 군수 포함 공무원 4인 진술 일치 … 그러나 혼자 번복

오 군수는 사건의 본체인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또렷한 기억’으로 적극적인 변호에 나섰지만 사건 정황에 대해서는 ‘기억 탓’을 하며 자주 진술을 번복하는가 하면 다른 증인들의 진술 및 법정에서 밝혀진 사실관계와 어긋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검찰이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화장실 다녀 온 이후에 피해자가 ‘한 잔 더 하자며 술과 수육을 더 시켰다’고 피고(오 군수)가 진술했고 이미옥, 강신일, 공무원 3인도 같은 진술을 했다. 그런데 네 사람의 주장에 따르면 그 시각이 밤 8시30분 이후이고 이때는 (앞선 심리에서)식당 종업원들이 퇴근하는 모습이 CCTV 화면상에 보이고 음식이 올라 오는 장면도 없다”고 추궁하자 오 군수는 “그런 사실은 분명 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시간대가 헷갈린 것 같다”고 발을 뺐다가 “시간대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바꿨다. 오 군수는 앞선 변호인 심문에서 “간담회 막바지에 화장실에 갔다”고 분명히 밝혔었다.

오 군수가 피해자의 요구로 수육을 추가로 주문한 사실이 분명 있다며 내 놓은 근거도 앞뒤가 맞지 않았다. 오 군수는 비서 정성기가 당일 결제 후 5일이 지나 추가로 결제한 것이 검사심문에서 추가 주문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앞선 변호인 심문에서는 업무추진비 한도액이 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또한 검찰이 프레시안 신윤성 기자가 통화하느라 자주 자리를 떴다는 오 군수의 수사기관 진술에 대해 통화기록을 알려주며 1번 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하자 “그때는 잘 못 기억한 것 같다”고 답했다.

 

자신의 편 들어준 증인의 증언 탄핵하기도

오 군수는 그러면서 다른 증인들에 대한 기억을 문제 삼기도 했다. 화장실로 가기 위해 다른 참석자와 앉아서 얘기하는 정성기의 등 뒤로 나왔다는 오 군수의 주장에 대해 검찰이 “의령정론 김상오는 비서 정성기가 같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누구 말이 맞느냐”고 하자 자신의 기억이 맞다고 주장했다.

오 군수는 전국매일신문 최판균 기자의 나오라는 손짓에 화장실도 다녀 올 겸 일어났다고 했지만 지난 9월 5차 공판에서 최판균 기자는 오 군수가 나가고 10초 있다가 따라 나왔다고 증언했었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진술도 했다. 검찰이 “빈 술병들이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지 않아 테이블 사이에 둘 수밖에 없는데 한 뼘 밖에 안 되는 공간에 그렇게 많이 둘 수 있나?”고 묻자 “엄청 많이 들어간다 한 박스도 놓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테이블 뒤쪽에도 자리가 많아 그쪽에 놓을 수도 있을텐데 왜 굳이 그 좁은 테이블 사이에다 빈병들을 놓았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오 군수는 “그렇지 않다. 평소에 우리가 회식을 하러 가더라도 빈병은 테이블 옆에 둔다. 한뼘이면 22~3센티 되는데 그(테이블) 옆에 튀어나온 부분까지 치면 40센치 가량 될 건데 그쪽에 (빈병이)엄청 많이 들어갈 수 있다.”고 앞서 맥주병이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기 힘들다고 동영상으로 시연했던 변호인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을 했다.

오 군수는 심문 내내 지역언론의 갑질을 문제삼았다. 자신에 대해 우호적으로 기사를 쓴 언론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피해자가 운영하는 언론사가 선거 1년전부터 자신에 대한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기사를 엄청나게 많이 썼다면서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오 군수는 “피고에게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기사가 나와서 피고가 당한 곤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없이 지난해 군수 재선거가 있기 1년 전부터 “사실확인이 안되는 ‘아니면 말고’식의 악의적 ‘카더라’ 뉴스를 피해자가 마구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따라 다니면서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했다.”는 동문서답식 답변을 했다.

확인결과, 피해자의 언론사는 2021년 보궐선거 15개월전인 2020년 1월26일과 2021년 2월6일 게재된 단 두 건의 기사를 제외하고는 선거기간 동안 여느 언론과 마찬가지로 ‘공천잡음’ ‘오 군수의 허위이력(벌금 80만원 확정)’ 기사를 게재했을 뿐 오 군수의 주장처럼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기사’를 무더기로 게재한 사실이 없다.

2020년 기사는 전임 이선두 군수의 선거법 위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출마예정자인 자신을 알릴 목적으로 명절인사 문구와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로고 및 색깔을 배경으로 자신의 사진이 실린 현수막을 의령군이 불법이라며 강제철거한 사실’을 보도한 것이고 2021년 기사는 오 군수가 모시던 홍준표 당시 대구수성갑 국회의원(무소속)이 오 군수 지원을 위해 의령을 방문한 것에 대한 군민들의 반응을 다룬 것이었다.

 

상황 따라 조금전 발언도 부정

검찰이 의령군과 토요애유통의 지역언론 광고지원 사실을 거론하면서 “열악한 지역 경제상황에서 지역언론 대부분이 의령군의 지원에 매달리는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오 군수는 “지역언론이 다 그렇다.”고 대답했다가 검찰이 “몇 년전까지 토요애 전광판 광고비로 6년간 10억 가까운 예산을 투입한 사례를 들면서 결국 지역언론이 갑질하는 것이 아니라 의령군이 갑의 위치에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심문을 이어 가자 얼른 태도가 돌변하며 “지역언론에 의령군이 지원하는 금액은 얼마 안 되며 각 언론사가 광고와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검찰이 사건발생 이후 검경의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진술을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로 의령정론에 광고비를 특혜로 지원하고 피고에게 적대적인 프레시안에는 사건 이후 광고비를 중단한 이유를 묻자 “특혜는 아니다. 내부규정은 모르지만 규정대로 처리한 것으로 안다.” 고 대답했다가 재판장이 “규정을 모르는데 어떻게 규정대로 지원했다는 말인가”하고 재차 물어보자 “내부규정을 모르지만 당시 기획예산담당관이던 이미옥과 공보계장 강신일이 전례에 따라 처리했다고 해서 알게 됐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이 “다른 언론사처럼 의령군의 지원을 받고 있고 이 일이 터지면 다른 언론으로부터의 협조가 쉽지 않은 불리한 상황임을 잘 알고 있는 이 사건 피해자가 없는 사실을 들어 피고를 고소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하자 오 군수는 ‘하늘을 우러러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왜 그랬는지 자신도 납득이 안된다’며 억울해 했다. 그러나 오 군수는 처음 자신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의령의 개혁을 반대하는 세력의 음모”라고 했다가 검찰이 기소하자 “정치검찰의 야당 정치인 탄압”이라고 비난했었고 재판과정에서도 올해 선거에서 경쟁후보 측 유세현장에 있는 피해자의 사진을 제시하며 그 배후를 의심했었다.

오 군수는 사람을 시켜 사건을 무마하고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에도 “결코 그런 일이 없다. 오히려 처음부터 공무원들을 비롯한 주변인들에게 피해자를 회유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피해자를 만나러 갔던 오 군수의 측근 A, B 두 사람이 접촉할 때마다 A씨의 전화기로 오 군수와 통화한 내역을 제시하자 “처음엔 잘 모르는 사람이며 연락을 잘 안하는 사람이라 통화한 기억도 나지 않는다.”던 오 군수는 “업무상 한 번씩 전화하는 사이이며 그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4차 공판에 나온 B씨는 피해자를 만나고 그 정황을 A씨의 전화기로 오 군수에게 전하면서 “사과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고 했다.

이날 오 군수는 검찰의 곤란한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하며 다른 화제로 말머리를 돌리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등 노련함을 과시하다 검찰과 재판장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두주불사였던 피해자, 5년전부터 술 잘 못 마셔

한편, 지난달 2일 열렸던 제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피해자의 남편 C씨는 피해자가 사건 이후 잠을 못자고 우울증을 호소해 지금까지 진주 소재 정신의학과를 다니며 안정제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C씨는 또 피해자가 5년 전부터 ‘술을 잘 못 마신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증인으로 피해자를 상담했던 D 여성상담소장은 “오랜 상당경험으로 피해자가 사건을 당한 사람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고 판단하며 이 사건이 결코 꾸며진 일이 아닌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고 증언했다.

D소장은 “상담하고 재판까지 간 사건 가운데 무죄로 결론 난 사건비율은 얼마나 되느냐?”는 변호인측의 질문에 “단 한 건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D소장은 또 상담과정에서 “피해자가 5~6년전까지는 두주불사로 술을 잘 마셨는데 독한 중국술을 들이키다가 식도를 다쳐 지금은 잘 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증언했다.

 

오 군수와 군수비서의 고소빌미 되었던 업체대표도 증인 출두

이날 공판에서는 프레시안 신윤성 기자가 의령의 빈 공장을 소개해 주려던 수질정화업체 대표 E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수도권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E씨는 증언에서 “의령에서 했던 수질정화시범 결과가 좋았던 인연으로 신윤성 기자가 의령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지역도 좋고 사업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해서 신 기자를 통해 공장을 알아 본적이 있다.”면서 “공장소개 대가로 금전약속을 하거나 한 일은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신윤성 기자는 E씨에게 소개해 줄 요량으로 정성기 비서에게 빈 공장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했다가 정 비서로부터 피해자와 함께 청탁방지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으며, 오 군수는 신윤성 기자와 피해자가 이 청탁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앙심을 품고 자신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며 피해자를 무고죄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모두 무혐의처분 되었다.(2022년 3월30일자 <사건분석>기사 참조)

이에 피해자도 정성기 비서와 오태완 군수를 각각 무고죄로 맞고소해 두 사람 모두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는 수사 및 재판기록 등을 토대로 이 사건 관련 쟁점과 의혹 등에 대해 취재 및 검증를 거쳐 일부기사는 작성완료하고 일부는 진행 중에 있습니다. 추후 이들 기사를 연속으로 보도할 예정이지만 이로 인해 혹여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보도시점을 조정하고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사건관계자들의 위증, 공무집행방해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음을 아울러 알려드리오니 양지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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