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자굴산뉴스 폐간
지역언론 자굴산뉴스 폐간
  • 의령 인터넷 뉴스
  • 승인 2023.12.2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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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한 지 겨우 넉 달만 … 홈페이지도 폐쇄

자굴산뉴스가 문을 닫았다. 자굴산뉴스는 올해 8월 창간해 지난 13일 지면신문 제7호까지 발간한 의령지역 언론사였다.

자굴산뉴스는 제7호 신문을 발간하고 인터넷 공지를 통해 회사사정으로 우편발송이 중단되고 있다고 알렸으며 지난 21일에는 인터넷기사를 통해 오 용 대표가 신문발송과 신문발간을 중단시켜 폐간할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도했었다. 

사진 = 지난 21일 보도된 자굴산뉴스 인터넷기사. 자굴산뉴스의 폐간사유를 추측하게 한다. 홈폐이지 폐쇄로 이 기사는 현재 조회할 수 없다.
사진 = 지난 21일 보도된 자굴산뉴스 인터넷기사. 자굴산뉴스의 폐간사유를 추측하게 한다. 홈폐이지 폐쇄로 이 기사는 현재 조회할 수 없다.

같은 날 자굴산뉴스 오 용 대표는 지면신문에 대한 폐업신고를 경남도에 제출했다. 오 대표는 폐업사유를 ‘운영상 이유’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인 22일에는 인터넷언론에 대한 폐업신고를 제출했으며 자굴산뉴스 홈페이지 역시 폐쇄됐다.

사진 =현재 자굴산뉴스 검색하면  페이지를 찾을수 없다고 나온다.
사진 =현재 자굴산뉴스 검색하면  페이지를 찾을수 없다고 나온다.

이후 지역에서는 자굴산뉴스 폐간에 대한 온갖 루머가 퍼지고 있으며 본지에도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독자 및 군민들의 궁금증을 다소나마 해소하고자 폐간 직전 자굴산뉴스 박익성 기자의 마지막 기사를 원문 그대로 게재한다. 자굴산뉴스 홈페이지를 화면캡처해 놓았던 것을 사진으로 올리려 했으나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원 기사 그대로를 텍스트로 바꾼 것이다.

 

군민의 언론이 되겠다더니 … 결론은 “내 거니까 내맘대로!”

 

자굴산뉴스 창간한 지 4개월만에 폐간 위기

오 대표, 느닷없는 기사협의 요구‧발간중지

자굴산뉴스가 파행을 겪고 있다. 자굴산뉴스는 지난 13일자로 제7호가 발간되었지만 우편발송이 중단됐다. 자굴산뉴스 오용 대표의 조치였다.

자굴산뉴스 편집담당자인 본 기자는 지난 13일 신문인쇄 직전 오 대표로부터 “휴간할 것이니 신문발간을 중단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본 기자는 오 대표의 이 통보가 편집권에 대한 부당한 개입일 뿐 아니라, 이사회 등 정식절차를 거치지 않은 개인의 독단적인 결정이자 배임행위라 판단해 일단 신문을 발간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의령군청을 비롯한 관공서 등에 신문을 배달했다.

그러자 오 대표는 이후 법인계좌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무보수 자원봉사자인 기자를 해고(?)한다고 선언하면서 이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공식통보를 하겠다고 알려왔다. 자굴산뉴스가 창간한 지 만 4개월이 채 안 된 시점에서다.

자굴산뉴스 ‘시말기(始末記)

자굴산뉴스는 지난 8월말 “의령의 역사를 새로 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언론이 바로서야 의령이 바로 선다”는 기치로 야심찬 출발을 알렸지만 실제 시작은 그보다 1년여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령인터넷뉴스 기자였던 본 기자는 몇몇 지역사람들과 “의령발전을 위해서는 의령에 제대로 된 종이신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표를 맡을 인사가 준비되는 데로 신문을 창간하기로 해 지난 5~6월 경에 주식회사 자굴산뉴스를 창립했다.

그러나 대표가 진행하던 다른 사업이 난관에 봉착하고 업친 데 겹친 식으로 불의의 사고로 운신이 힘들어지는 사정까지 발생했다. 이에 본 기자는 그전부터 신문발간 취지에 공감하고 관심있게 지켜보던 지역인사들에게 이러한 사정을 알리고 대신 대표를 맡을 인사를 물색하던 중 오용 대표를 추천받아 요청을 하게 되었다.

‘나름 정의감이 투철하다’는 평을 듣고 오태완 군수의 ‘강제추행’사건 진상파악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던 적도 있었던 터라 본 기자는 오 대표에게 “다른 건 제가 다 알아서 할테니 광고만 맡아 달라”고 부탁했고 숙고 끝에 오 대표가 수락했고 자굴산뉴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넉 달. 본 기자는 약속대로 취재에서부터 광고 및 기사 편집, 신문발간 및 배달과 우편발송, 주소록 관리, 회계 관리 등 회사업무 전체를 혼자 감당해왔다. 생업까지 등한시 하면서 잠잘 시간을 아껴가며 업무에 몰두했지만 일이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일 뿐만 아니었다. 일이 느는 거야 어떻게든 견뎌내 보겠지만 당장 회사재정이 문제였다. 1호, 2호까지 그런대로 수주되던 광고는 이후 급전직하로 줄어들었고 재무상황도 당연히 안 좋아졌다.

재정상태 극적 반전 직전 발송중단 … ‘왜?’

11월13일 5호부터 할 수 없이 본 기자가 광고수주에 나서게 되었고 소액주주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내고 주변에 도움과 동참을 호소했다. 그런 노력 덕분이었는지 주주통장에는 590만원이 모였다. 더욱이 7호부터는 지로가 발행되어 신문구독료가 들어올 예정이어서 재정난은 무난히 극복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오용 대표가 신문발간을 중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신문발간에 대한 오 대표의 불만이 시작된 것은 지난 11월27일 제6호 신문발간직후부터였다. 이 신문의 주요기사는 오태완 군수와 의령군이 동산공원묘원과의 유착의혹을 받고 있다는 기사(1면)과 오태완 군수의 재판 및 재판증인의 위증관련 기사(4면), 그리고 오태완 군수의 선거를 도운 기자 소속 언론사에 특혜성 광고비가 지급됐다는 기사(3면)이었다.

편집권 침해의사 비치더니, 신문발간 중단까지 ‘일사천리’

오 대표는 이 가운데 3면 기사의 장본인인 임승제 기자가 자신에게 문자(받은 즉시 삭제했다면서 문자내용은 비공개)를 보냈다며 “어떻게 신문에 난 기사를 언론사 대표가 모를 수 있느냐”고 본 기자에게 항의(?)한 이후 “내가 바지사장이냐?, 왜 기사를 의논도 없이 보도하느냐. 어떻게 우리 편이 아닌 사람에게 기사원고의 오탈자 검토를 부탁할 수 있느냐?”는 등의 불만을 토로하다 급기야 신문폐간까지 들먹였다. 지역의 모 인사에게 신문실무를 맡아달라고 제의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본 기자는 이에 “대표의 주업무는 경영이고 그 중에서 광고수주가 가장 중요한 업무인데 바지사장이 무슨 말이냐. 그리고 언론은 원칙상 경영과 편집권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다. 자본의 논리가 공정보도에 영향을 못 미치게 하려는 취지다. 그렇지만 현실을 감안해 대장(인쇄직전 신문)을 보여드리고, 신문에 실리는 기사는 대체로 미리 인터넷에 게재되며 인터넷기사는 카카오톡을 통해 (본인 폰으로) 전달되는데 무슨 말이냐. 그렇다면 기사를 보도하기 전에 결제를 맡으라는 뜻인가?”라고 대답했다.

보도중단과 관련해 본 기자는 “자굴산뉴스는 누구의 것이냐”고 물었고 오 대표는 “자신이 최대주주이니 자신의 것”이며 “휴간을 하든지, 폐간을 하는 것도 자신의 뜻”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군민이나 독자는 안중에도 없었다.

서류상으로 보자면 그럴 수도 있다. 자굴산뉴스는 자본금 100만원의 주식회사이고 오 대표는 서류상 100주 100만원 전액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만들고 사무실보증금, 신문발행비용 등 자굴산뉴스가 여태까지 사용한 자금은 1천만원이 훌쩍 넘는다. 대부분은 자굴산뉴스 창간 취지에 공감한 군민들의 후원금(이전 공익목적으로 십시일반 갹출해 모아놓았던 자금 포함)과 구독자들의 선납구독료 등이다.

소액주주 약속도 없던 일로 … ‘딴 소리’

자본금과 관련해 오 대표는 한 발 더 나간다. 소액주주광고를 보거나 배부된 주식청약서를 통해 들어 온 주식대금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주장한다. 여태까지 들어온 590만원의 주금 가운데 200만원은 신문인쇄대금 등으로 이미 사용된 상황인데도 말이다. 그러면서 본 기자에게는 주금을 자신에게 허락받지도 않고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웬 허락? 애초에 본인은 광고수주만 하고 신문발간 및 여타 다른 회사업무는 본 기자가 다 하는 것으로 약속했었고 실제로 지금까지 그래 왔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면서. 실제 오 대표는 자굴산뉴스의 재정상태나 현황에 대해 본 기자에게 단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마지막 만남에서는 본 기자에서 보수를 주는 것도 아니고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닌데 무슨 증거(?)라도 있느냐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이상이 본 기자가 보고 듣고 경험한 자굴산뉴스 시말기이다. 본 기자는 내로남불이 되기 싫어서 이 기사를 쓴다. 남을 비판하려면 자기 자신에게는 더욱 엄격해야 하며 이 또한 의령언론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의 책임을 물을 이유가 없다. 세상 모든 일은 본의든 타의든 모두 자신의 책임이다. 본 기자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이 기사는 혹여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자굴산뉴스에 대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것이 독자와 군민 여러분에 대한 예의라 생각해서 작성한 글입니다. 그동안 자굴산뉴스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른 매체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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