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 보건의료 노동자 총파업 지지 성명서 발표
한국여성단체연합, 보건의료 노동자 총파업 지지 성명서 발표
  • 의령 인터넷 뉴스
  • 승인 2023.07.1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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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은 14일 ‘돌봄 정의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지지’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성연합을 비롯해 전국 71개 단체와 연대하며, ‘사용자와 국가는 돌봄의 위기를 막기 위한 투쟁에 즉각 응답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여성단체 연합은 1987년 창립 이래 가족법 개정, 영유아보육법 제정,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성폭력특별법․가정폭력방지법 제정,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의 활동을 통해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여성단체들의 연합단체이다.

다음은 한국여성연합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보건의료 노동자 총파업 지지 성명서]

돌봄 정의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지지한다.

사용자와 국가는 돌봄의 위기를 막기 위한 투쟁에 즉각 응답하라!

돌봄은 인간사에서 누구나 경험하고 생존에 필수적인 노동이지만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부정의의 영역이기도 하다.

가정과 사회 모두에서 여성에게 전가된 돌봄노동, 돌봄의 공공성 부족과 양극화, 돌봄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는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 모두의 존엄과 권리를 훼손하고 있다.

이러한 오래된 돌봄 부정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면에 떠올랐다.

당시 언론을 비롯해 온 나라가 돌봄의 공백을 우려했고 ‘덕분에’ 라며 보건의료 현장의 노동자를 칭송하고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와 함께 보다 큰 틀의 대안으로 돌봄사회로의 전환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지금,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였던 돌봄사회를 향한 논의는 사라지고 성장과 자본의 논리가 국가 정책을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

국가는 자기돌봄은 물론 상호돌봄을 어렵게 하고 여성들을 돌봄에 더욱 편중시킬 69시간 노동과 노동시간 유연화, 돌봄의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고 있다.

돌봄에서의 국가 역할 회피는 물론 노동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가 노동자와 노동사회를 탄압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탄압 속에 의료현장의 인력대란과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환자의 안전과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파업 투쟁을 시작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비싼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전면 확대 ▲근무조별 간호사 대 환자수 1:5로 환자안전 보장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범위 명확화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코로나19 대응 보건의료 노동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

▲노동개악 중단과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를 7대 핵심요구로 내걸고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교섭이 결렬되어 결국 파업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어제(13일) 시작된 총파업 투쟁은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더 큰 위기로 다가올 돌봄의 위기를 막기 위한 노동자들의 결기다.

제때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의료시스템과 과로로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노동현실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응급실을 전전하다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소아과와 산부인과도 제때 진료 받기가 힘든 실정이다.

인력부족으로 과도한 업무에 내몰린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하거나 현장에서 소진되고 있다.

2019년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이직률은 다른 직군의 3배에 달한다.

그런데 사용자는 돌봄노동의 특성을 악용하여 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가는 공권력을 시민의 안녕이 아닌 자본을 위해 악용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사용자와 국가는 열악한 현장에서도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역할을 다하고 있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을 거리 투쟁으로까지 내몰고 있다.

우리는 시민의 기본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는 돌봄의 위기를 바로잡기 위한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투쟁을 지지한다.

그리고 돌봄 정의 실현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다. 사용자와 국가는 돈보다 생명을 외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이 가리켰던 변화의 방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거리가 아니라 일터에서 환자의 안전과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용자와 국가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즉각 응답하라.

2023년 7월 14일

전국 71개 여성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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