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성 시비에 휘말린 의령군 공무원노조
편파성 시비에 휘말린 의령군 공무원노조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3.06.26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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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묘원 폐기물사건 공론화 의원들 ‘막말’에 사과요구

청호환경 실소유 김봉남 의원 부당행위엔 수상한 ‘침묵’

지부장, 독단적 시위로 내부비난도, ‘제보받아서 ‧ 몰라서’ 해명

 

의령공무원노조(지부장 강삼식, 이하 노조) 활동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노조는 최근 공무원 알림방에 공지를 올렸다. 환경과 직원들이 의령군의회 의원들로부터 동산묘원 사건과 관련해 인격 모독성 막말에 시달렸다는 제보에 대해서였다.

노조가 올린 A4 용지 2장 분량의 이 문서에 따르면, 노조는 의회를 찾아가 김규찬 의장과 오민자 의원을 각각 면담했다. 김 의장에게는 김 의장이 군수를 지칭해 욕을 했다는 보도와 환경과 직원의 휴대폰 녹음파일을 근거로 사과를 요구했다. 오 의원에게도 녹음파일을 근거로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장은 오 군수를 지칭해 욕한 사실과 최용석 과장에 막말한 사실을 부인했다. 오 의원은 잘못한 일이 있으면 기꺼이 사과할테니 환경과 직원들과 의원들 노조 3자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얘기해보자고 제안했으나 최 과장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의령군 공무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는 듯 보이는 노조의 이러한 활약(?)에 대해 공무원 내부에서 공정성을 잃은 처사라는 지적이 높다. 노조의 명분은 노조원을 위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의령군의회 김봉남 의원과 척을 지고 있는 의회의원들 몰아세우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 즉 동산묘원 불법폐기물 사건을 문제 삼는 이들 의원들을 흠집내고 사건을 희석시키는데 동원되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낳고 있다는 의미다.

의령군 노조, 아니 정확하게 강삼식 지부장은 지난 1월25일 군청앞에서 1인시위에 나서 김창호 의령군의회의원이 공무원들에게 막말과 갑질을 일삼는다고 공개사과를 요구하면서 ‘패딩사건’도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시위는 강 지부장이 집행부와의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한 것으로 밝혀져 당시 노조내부에서 비판을 받았다. 강 지부장은 이후 김 창호 의원 사건과 별도로 김봉남, 주민돈 의원 등이 또다른 패딩사건으로 고발되었을 때는 침묵을 지켜 의구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다. 노조는 최근 김봉남 의원이 의령군 공무원에 대해 부당한 질책과 압력을 가한 것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어 공무원들로부터 더더욱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모두 김 의원 가족회사인 청호환경과 관련된 일이다. 김 의원은 청호환경 실소유주 이모 회장의 배우자다.

김 의원은 얼마 전 재무과 직원을 불러 자료를 유출한 것을 추궁했었다. 본지가 동산묘원 불법폐기물 사건을 일으킨 청호환경이 의령군으로부터 수주한 계약건수와 금액을 보도하자 관련자료를 유출했다고 질책한 것. 의령군이 업체와 맺은 공공계약은 전부 인터넷으로 공개되는 것을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또 의회 사무처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 공무원은 청호환경이 동산묘원폐기물 자체 수거에 나서자 출장복명을 받고 동료 직원과 함께 반출폐기물의 행선지 추적에 나섰다가 청호관계자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승용차를 훼손당했다. 의회 직원은 공무집행방해, 협박 등 혐의로 청호관계자를 경찰에 고발했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강 지부장은 “환경과 직원들이 당한 일은 그들이 대화녹음 파일을 가지고 제보했기 때문에 안 것이고 김봉남 의원과 관련된 일은 전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명예훼손 또는 모욕의 소지가 있는 이번 문건의 공지에 대해서도 정당한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노조원인 한 공무원은 “좁디좁은 지역의 공직사회에서 제보가 없어서 몰랐다는 강 지부장의 답변은 믿을 수 없다. 본인이 문건에서 언론을 통해서 안 사실을 가지고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연일 언론과 의령 공직사회에 파다하게 퍼진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김규찬 의장과 오민자 의원은 “하고 싶은 말이야 태산이지만 앞으로도 견제와 감시라는 본분을 다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의령군지부는 6급 이하 450여 공무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월 노조회비는 6급 3만원, 7~8급 2만원, 9급 1만5천원이다.

의령군노조는 그동안 노조지부장을 맡고 나서 6급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많아 ‘어용노조’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노조원들을 위해 제대로 하는 일 없이 매달 회비만 걷는 ‘무용노조’라는 내부비판에 시달려 왔다.

강삼식 지부장은 지난해 5월부터 그때까지 지부장없이 비대위체제였던 의령군노조를 맡아왔으며 지부장 임기가 끝나면 공무원생활 자체를 접을 것이라고 이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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