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군수, ‘선거법 위반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오 군수, ‘선거법 위반 첫 재판’서 혐의 부인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3.06.1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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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대가 금품제공’에 ‘대가관계로 준 적 없어’

재판 둘러싼 '비호설'에 박 지청장 '사실무근' 발끈

 

오태완 의령군수의 선거법 위반 첫 재판(담당 형사1부, 부장판사 강지웅)이 16일 오전 마산지원 220호 법정에서 열렸다.

오 군수는 지난해 6·1 군수선거에서 홍보담당자 최모씨에게 문자메시지 발송과 관련,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검찰은 “지난 3월15일부터 5월3일까지 4회에 걸쳐 합계 900만원을 제공해 4월2일께부터 5월30일까지 11만6천여건의 선거문자를 발송하게 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금품을 제공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공소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오 군수측은 “최씨가 오 군수의 돈을 임의로 사용한 것이지 최씨에게 900만원을 제공한 적이 없다. 또한 이 돈은 최씨의 선거운동과 대가관계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는 이 900만원 가운데 절반은 문자메시지 비용으로, 절반은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부터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11월말 최씨가 오 군수를 기망해 450만원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최씨를 사기혐의로 기소했지만, 오 군수의 선거법위반 혐의는 불기소했다. 그러나 고발인측이 검찰의 불기소에 이의를 제기(재정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인용함으로써 이번 재판이 열리게 됐다.

최씨는 1심에서 사기죄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오 군수의 최측근으로 2021년 선거에서 홍보업무를 맡았다. 오 군수가 당선되자 홍보담당특별보좌관으로 일해 오다 이 사건과 별개로 2022년 초 공무원 신분으로 불법선거운동 메시지를 대량발송한 혐의로 역시 벌금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이후 최씨가 공무원직을 사직하고 개인자격으로 오 군수의 선거홍보활동을 하던 중 발생한 또 다른 사건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월25일 오후3시30분 마산지원 220호 법정이다. 이날 최모씨가 증인으로 출두할 예정이다. 6월27일에는 오 군수의 강제추행 항소심 첫 재판이 창원지법 215호 법정에서 열린다.

한편, 이번 선거법 재판을 둘러싸고 의령에서는 박용호 마산지청장의 ‘오 군수 비호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박 지청장이 내년 4월 치러지는 의령·함안·창녕·밀양 국회의원 출마에 도움을 받으려 오 군수를 불기소 했었다는 것. 지난해 검찰이 오 군수의 선거법 위반을 불기소하고 대신 최씨를 사기죄로 기소하자 오 군수를 고발한 측에서는 ‘황당하다’며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었다. 그 배경에는 박 지청장에 대한 의심도 깔려 있었다. 당시 지역에선 박 지청장과 오 군수 측의 회동설, 사건의 불기소설이 암암리에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고 검찰에 기소를 명령하자 검찰은 이에 불복해 법원에 항고함으로써 박 지청장의 오 군수 비호설은 더욱 힘이 실렸다. 검찰처분의 부당성을 사실상 인정하는 재정신청 인용율은 1%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극히 드물다. 그런데 검찰이 이 결정에 반발해 재항고장을 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행 제도상 불가능한 것으로 해석되는 재항고를 무리하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항고는 기각되고 오 군수는 결국 법정에 섰다.

이 와중에 지난 3월 박 지청장은 진주의 한 한정식집에서 선거법 위반 모해·무고 사건으로 진주지청에서 조사중인 피의자 및 변호인, 진주지역 중견건설업체 A회장 등과 저녁자리를 가진 것이 알려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현직 검사장과 피의자의 부적절한 회합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식사비를 낸 것으로 알려진 A회장은 오 군수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질 뿐 아니라 A회장 회사가 현재 의령군 화정면에서 골프장건설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박 지청장과 오 군수와 A 회장이 상부상조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다. 오 군수의 무고사건이 4개월 가까이 재판에 넘어가지 않고 검찰에 계류돼 있는 것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지난 2월 오 군수가 강제추행재판 1심에서 징역 6월형을 선고받자 3월8일 경찰은 강제추행 피해자를 허위고소한 오 군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이에 대해 박 지청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박 지청장은 “오태완 군수와는 일면식도 없다. 오 군수의 선거법 위반사건 재정신청에 대한 재항고는 법원이 법리적으로 오해한 부분이 있어 한 것일 뿐, 오 군수 비호차원에서 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진주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박 지청장은 “식사자리에서 A회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A회장이 오 군수와 어떤 사이인지 A회장이 의령에서 골프장사업을 추진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지청장은 또 “오 군수의 강제추행사건 재판의 경우만 봐도 오 군수 ‘비호설’은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강변했다. 사건수사와 기소를 맡았던 당담검사가 타지로 전출했음에도 계속 공판을 맡도록 해 오 군수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오는 7월말쯤 법복을 벗을 예정인 박 지청장은 최근 본격적인 선거준비를 위해 밀양에 사무실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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