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체육회, 사무국장 임명 두고 ‘내홍’
의령군체육회, 사무국장 임명 두고 ‘내홍’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3.03.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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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투표결과 신임 국장 임명안 ‘부결’

전임 국장 사퇴 이유부터 ‘진실게임’ 양상

강원덕 회장 2기 집행부 시작부터 ‘암초’

 

의령군의 지원을 받는 관변단체에서 사무국장 임명이 좌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의령군체육회 이사들이 집행부가 추천한 사무국장 임명을 거부한 것. 지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사례다.

의령군체육회는 지난 23일 의령군보건소 2층 강당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선출된 강원덕 회장 집행부의 올해 첫 이사회였다.

신임 사무국장 임명동의안은 이날 열린 이사회 첫 안건이었다. 이 안건은 투표에 붙여졌으며 투표결과 참석 이사 46명 가운데 찬성 16표, 반대 26표로 부결됐다. 나머지 안건은 별다른 이의 없이 통과됐다.

강 회장은 “부덕의 소치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적임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적임자를 찾는 것에 대한 애로를 털어 놓았다.

체육회 주변에서는 이에 대해 “사무국장 자리가 연금받는 퇴직 공무원들의 또다른 노후대책으로 변질되고 있는 관행에 대한 반발”이라며 “다소 경륜이 부족하더라도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가 맡아 지역일자리 창출과 인구증대에 기여하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여론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에 신임 국장으로 천거된 A씨는 의령군 공무원으로 33년을 근무하고 퇴직했으며 현재 의령군체육단체 임원을 맡고 있는 인물이며 의령군체육회 사무국장은 월 350만원의 보수를 받는 자리이다.

한편, 지역에서는 의령군체육회 사무국장 선임과 관련한 구설이 파다했다. 지난해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설이 오르내리던 B씨가 출마를 접는 조건으로 B씨가 천거하는 인물을 신임 국장으로 임명하려 했다는 것. 강 회장은 지난해 12월 선거에서 단독으로 입후보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2021년부터 사무국장을 맡아오다 지난달 권고사직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C씨는 통화에서 “공로연수 기간을 10개월 앞둔 2021년 3월 강 회장이 최소 4년 임기를 보장할 터이니 도와달라고 부탁해 그동안 열심히 해 왔는데 지난해 선거 이후 강 회장이 B씨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퇴직을 종용했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강 회장은 “전임 국장에게 최소 4년의 임기를 보장한 적도, 체육회장 후보 불출마를 조건으로 B씨가 추천하는 인물을 국장으로 앉히려고 한 사실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C씨의 인척이 자신에게 C씨가 10개월의 공로연수기간 받을 수 있었던 급여와 같은 기간 사무국장 보수와의 차액인 2천만원의 보상을 요구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기자는 회장선거 불출마를 조건으로 강 회장에게 자신이 천거하는 인물을 국장으로 임명해 달라고 한 사실이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B씨에게 문자를 보내고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B씨는 현재 의령군체육회 부회장이다.

강 회장은 이번에 부결된 체육회 사무국장 후보로 B씨를 비롯한 주변인들로부터 7명의 후보를 추천받았으나 적임자가 없어 자신이 직접 A씨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A씨도 강 회장과 같은 취지로 답했으며 B씨가 추천했던 인사는 여성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군민들은 “지금까지 의령은 공무원 출신이 관변단체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공무원 천국이었다. 이번 일도 이러한 관행이 빚어낸 촌극”이라며 씁쓸해 했다. 한 군민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젊고 능력있는 인물이 관변단체를 비롯한 공공단체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며 의령군과 관계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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