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계장의 영혼없는 일탈?’
‘공보계장의 영혼없는 일탈?’
  • 우성민 기자
  • 승인 2019.05.16 1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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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이 지도상에 사라진다는 말이 새삼스럽지만 않다.

각종 관련 통계에서 보면 20년 내 소멸할 지자체 중 의령군이 상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놀라운 것도 아니다. 산업화 현상에 따른 도시화로 인구절벽이 보편적 원인으로 치부된 지는 오래다. 그만큼 의령군 소멸 진단이 심각하고 급박하다는 반증이며 의령군 특유의 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건강한 사회는 소멸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국가나 사회가 소멸될 때는 반드시 공통 원인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관료의 부패나 소통의 부재다. 문제는 관료의 부패는 쉽게 드러나지만 소통부재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미세혈관의 한 부분이 막혀도 생존하는데 지장이 없지만 정도가 심하면 생명을 잃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소통은 오늘날 행정과 정치의 중요한 근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고 건강한 사회의 척도인 것이다.

그 중요성으로 ‘언론은 제4부다’라는 익숙한 말이 있다. 즉 입법,행정,사법권을 견제하는 유일한 현대사회의 제도가 언론이다. 그렇기에 비정상적 사회는 권력을 가진 자가 언론 통제를 통해 권력을 더욱 심화시키며 입맛에 맛도록 왜곡한다. 즉 권력 부패의 시작점이 언론통제인 것이다.

최근 본지는 ‘공무원이 편해야 의령경제가 산다’라는 기사(본지 5월1일)를 개재했다. 이선두 군수가 외식업 교육장에서 인사말 중 적절치 않은 표현이 있었다는 다수 참석자의 전언을 기사화 했다. 기자는 기사 후 군 관계자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10여일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이던 의령군은 본 기사가 지역사회에 파장이 있었는지 지난 9일 공보담당 양모계장이 느닷없이 본사를 방문해 기사의 삭제를 요구했다. 왜곡보도, 과장보도 운운하면서 언론중재위에 재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본 기자는 몇 일 후 의령군의 공식입장인지 답변을 요청했다. 대답은 공보담당 공무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는 답변이었다. 지역민의 여론을 전하는 언론사를 상대로 일개 공보계장의 판단에서 한 개인행위였다는 것이다.

물론 기사의 성격상 담당공무원의 윗선에 대한 충정어린(?) 판단은 다를 수 있으며 왜곡된 기사라고 판단되면 언론중재위원회에 기소하면 될 일이고, 그 판결에 따라 언론사도 따르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언론사를 상대하는 공보계장이 기사 삭제를 요구하는 행위는 부적절한 처사로 언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사는 기자의 양심이다.

기자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언론사의 편집권이 존재한다. 편집권은 언론사 사주도 침범 못하는 불가침의 영역인 것이며, 그에 대한 이의제기는 민주적 제도와 절차인 언론중재위를 통하는 것이다. 공보계장의 대담한 기사 삭제 요구가 오늘날 의령군이 언론을 보는 시각인지 아니면 언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개인의 일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한 사회는 소통되고 존중되는 사회이다. 소통되지 않으면 부패하고, 투명하지 않으면 어딘가에서 착취가 일어나는 검은 권력이 형성된다. ‘20년 내 사라질 지자체 일 순위 의령’이 되지 않기 위해서 아첨을 일삼는 영혼 없는 공무원의 오명을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할 때이다. 의령군의 주인은 군수가 아니라 대대손손 살아갈 이 땅의 군민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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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랭이 2019-05-19 15:30:26
아직도 이런 계장님이 계신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