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축제는 없던 일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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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성민 기자
  • 승인 2019.09.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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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신포 숲과 함께 하는 메밀꽃 축제’ 취소

군... 가을장마로 개화시기 맞지 않아 불가피

지역민 ‘행정 편의적 탁상행정 결과’ 예산만 낭비

 

꽃 없는 메밀 꽃 밭 전경

의령군이 우수마을 가을축제 발굴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신포 숲과 함께 하는 메밀꽃 축제” 개최를 몇 일 앞두고 돌연 취소해 군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의령군은 메밀꽃 축제를 오는 9월 27일부터 3일간 칠곡면 신포숲 일원에서 개최키로 하고 이 일대 농지 6천여 평에 메밀을 파종,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한 관련 부서가 꾸준히 준비해 왔다.

군은 행사 개최를 위해 주차장을 비롯한 주변 시설 정비는 물론 최근까지 홍보를 위해 플래카드 게시, 전단지, SNS 광고를 하는 등 관련 예산 2,500만원을 들여 행사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행사의 주요 테마인 대부분의 메밀이 발아 하지 않았거나 일부 발아한 메밀 또한 개화를 못해 사실상 행사 추진은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가을장마로 인해 개화 시기가 맞지 않아 부득이 행사를 취소하게 되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역민과 군민들은 이 같은 군 관계자의 설명에 대해 실소를 금치 못하는 반응이다.

칠곡의 한 주민은 “농작물은 각기 토질과 기후 등의 영향에 민감한 생육 특성이 있는데 배수가 어려운 토질에는 메밀 성장이 어렵다”며 장소 선정의 부적함을 강조하면서 “당초 추진 단계부터 지역민들과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행정의 일방적이고 편의적인 즉흥 발상이 행사취소의 최대 이유”라고 잘라 말했다.

또 한 농민은 사후 관리의 미흡을 지적했다. 농민은 “기후 탓만 운운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한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처가 부족했다”면서 “생육 초기부터 발아가 불량할 뿐만 아니라 배수 문제가 제기 되었는데 의령군은 수수방관했다”며 “최선을 다해도 성공한 축제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데 이렇게 주먹구구식 행사 준비는 처음”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 군민들은 의령군 행정의 신뢰 추락은 물론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한 군민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에 가을축제의 필요성이 제기된 터라 이번 메밀꽃 축제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면서 “그런데 메밀꽃 축제라면서 근본인 메밀꽃 생육 관리를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할 수가 있는 가”라고 반문하며 “허공에 날려버린 예산도 문제지만 의령군의 대외 이미지 훼손은 물론 공무원들의 안일한 업무태도에 군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또한 군민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자해 축제를 추진하다가 쉽게 취소를 해도 공무원들은 별다른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토요애 유통 사태가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수 억원을 들여 ‘토요애 농산물 축제’를 한다는 의령군의 발상에 치가 떨린다”면서 “의령이 아무리 공무원 세상이라지만 무책임한 혈세 낭비는 시급히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메밀꽃 밭에 옥수수도 한 자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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