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불법매립하고 ‘먹튀?’ 거센 비난
폐기물 불법매립하고 ‘먹튀?’ 거센 비난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3.04.13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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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공원묘원‧청호환경, 불법폐기물 조사 증인출두 거부

효력없는 사유서에 ‘정치적 의도, 실무자 불러야’ 황당 주장

시료채취 사건현장, 형상변경‧큰 폐기물 반출 의심 흔적

 

동산공원묘원 폐기물 불법매립사건 당사자들이 의령군 의회 출석을 거부해 사건을 은폐하려한다는 의혹과 비난이 동시에 일고 있다.

의령군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오민자. 이하 특위)는 12일 동산공원묘원 이사장 A씨와 청호환경산업 대표 B씨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매립경위를 조사하려 했으나 두 사람 모두 출석하지 않아 회의가 무산됐다.

특위에 따르면, A씨는 출석요청서 등기를 수취거부하고 의회관계자가 직접 찾아가 전달한 출석요청서 수령증을 찢어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청호환경 역시 출석거부와 더불어 출석요청의 부당함까지 주장했다.

의회는 청호환경의 새 주소지인 함안과 주소지만 옮기고 업무는 그대로 보고 있는 의령 사무실 두 군데에 출석요청서를 보냈다. 청호는 이 가운데 함안의 새 주소지로 송달된 등기는 수취거부하고 의령의 구 주소지에 도착한 등기는 받았다. 의회는 팩스와 인편으로도 특위의 출석요청 사실을 알렸었다.

청호는 그러나 특위 출석 대신 회의당일 오전 의회에 전직 의령군 공무원 C씨를 통해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청호측은 이 사유서에서 “출석요구서를 적법하게 수령하지 못했다”면서 “특위의 조사는 정치적인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증인으로 부르려면 실무자를 불러야지 대표의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항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위원들은 이에 대해 “회의 당일 도착한 불출석사유서는 무효”라면서 “출석요청서를 적법하게 수령하지 못했다면서 불출석사유서를 내는 것도, 청호와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없는 전직 공무원이 이를 제출하는 것도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특위는 불출석이유서의 내용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는 군 행정에 대해 의회가 조사권 발동에 대해 정치적 의도 운운하고 업체대표 대신 실무자를 불러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건의 실체를 감추려는 꼼수”라고 성토했다.

특위는 18일 회의에 동산묘원 A씨를 참고인으로, 청호대표 B씨를 증인으로 또다시 출석요청하기로 했으며 청호의 실질적 주인으로 알려진 이모씨도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불출석한 A씨와 B씨에 대해서는 추후 과태료처분도 검토하기로 했다. 불출석 한 증인에 대해서는 1회 100만원, 2회 200만원, 3회 이상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특위가 토지소유주 A씨와 폐기물 매립업체 대표 B씨를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매립이 시작된 시점과 매립한 양은 물론, 당사자들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조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동산공원묘원에서는 특위가 주도한 폐기물시료 채취가 있었다. 10시로 예정된 이날 채취작업에 묘원과 청호측은 반발했고 강제력이 없는 특위 의원들은 양측을 설득해야 했다. 작업은 1시간 이상 미뤄진 끝에 의령군 관계자와 경찰, 묘원관계자와 청호, 환경단체, 취재진이 참관하는 가운데 포크레인을 동원해 이뤄졌다.

시료채취 과정에서 사업장폐기물인 폐타일과 폐플라스틱, 폐섬유 함유물, 폐비닐, 폐콘크리트 등이 무더기로 나왔으며, 산 모양의 폐기물더미 옆구리 부분에서는 기름성분이 함유된 슬러지도 발견되었다. 채취된 시료는 경상국립대 농업생태과학연구원에서 분석중이며 다음 주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지난 7월 동산묘원 폐기물성토현장 사진(위 3장)과 현재 사진(아래 3장). 폐기물 산 옆으로 길이 난 것이 보이고(왼쪽 아래) 폐기물더미 표면에 큰 폐기물 덩어리가 쉽게 발견되지만(위 중간) 지금은 잘 보이지 않으며(아래 중간) 병과 같은 생활폐기물 등이 보이고 있으나(오른쪽 위) 지금은 언뜻 보아서는 보이지 않는다(오른쪽 아래).
지난 7월 동산묘원 폐기물성토현장 사진(위 3장)과 현재 사진(아래 3장). 폐기물 산 옆으로 길이 난 것이 보이고(왼쪽 아래) 폐기물더미 표면에 큰 폐기물 덩어리가 쉽게 발견되지만(위 중간) 지금은 잘 보이지 않으며(아래 중간) 병과 같은 생활폐기물 등이 보이고 있으나(오른쪽 위) 지금은 언뜻 보아서는 보이지 않는다(오른쪽 아래).

 

매립폐기물의 형상도 전과 사뭇 달라져 있었다. 산같은 폐기물더미를 돌아 임도처럼 길이 나 있었다. 널부러져 있던 고무관, 삽, 변기뚜껑 등 언론보도 사진과 동영상에서 보이던 큼지막한 폐기물들도 쉽게 발견할 수 없었다. 청호측에서 실어냈다는 후문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군민들은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향토기업임을 자처하며 의령군과 군민을 상대로 재산을 불린 청호와 이 회장이 ‘먹튀’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동산묘원에 대해서도 “이익이 되면 불나방처럼 달려 들다가도 고향땅을 폐기물로 덮은 책임은 나 몰라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에 불법으로 폐기물을 매립해 의회조사와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청호환경은 의령군으로부터 2021년부터 3년간 80여건, 25억여원의 공사 및 용역을 받았다. 청호환경산업은 지난 3월2일 의령에서 함안으로 사무실소재지를 옮겼다. 계열사로 알려진 청호토건은 3월10일 봉경(주)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동산공원묘원은 지난해 의령군이 공모한 화장장유치에 단독 응모한 부림면 경산마을 주민들이 선정한 부지의 주인이었다. 경산마을은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대민원으로 응모신청을 철회해 의령군에서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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