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이 정상인 토요애 유통
비정상이 정상인 토요애 유통
  • 우성민 기자
  • 승인 2019.07.11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체적 문제투성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토요애유통의 민낮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부실과 불법 경영의 끝을 알 수 없는 현 사태에 대해 농민들과 소액 주주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에 빠져들고 있다.

  더구나 부실경영의 성격이 정상적인 영업행위의 결과라기보다는 범죄 집단의 조직적 불법행위나 다름없는 상식이하의 영업 행위가 속속 드러나면서 유통회사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실정이다.

 

□ 채무자 빚 4억 대신 갚아

  ‘그래야 할 말 못할 사정 있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토요애 유통은 지난 2015년 중간상인 김모씨에게 10억원의 선도금(유통회사에 납품할 농산물 대금을 미리 빌려줌)을 지급했다. 이 금액 중 7억원을 갚지 않은 중간상인이 2017년 10월 사망하자 2개월 뒤 중간상인의 채무 중 4억원을 토요애유통회사 가 대신 갚았다는 것. 더구나 이 돈은 농민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보조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고인이 되어 더 이상 상거래가 불가능한 채무자의 빚을 대신 갚아야 할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돈 거래에 군민들의 궁금증이 높아간다.

 

□ 500톤 폐기했다는 양파

    정말 폐기 했나 의문

  지난 5월경 토요애 유통의 부실경영이 세간에 오르자 문제 파악을 위해 의령군의회는 토요애유통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폐기대상 양파 502톤, 처리비용 1천 3백만원 등 총 4억 1천 9백만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폐기장소가 함양의 폐기처리시설이라고 밝힌 토요애 유통 관계자는 두 달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폐기량이 200톤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관련 증거자료 제출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직 이사회 참여했던 한 군민은 “문제가 발생해 해명하는 입장에서 3톤도 아닌 300톤의 차이가 나는 엉터리 보고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200톤이던 500톤이던 그 양이 엄청난 것인데 정상적 유통회사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폐기관련 증거제출에 난색을 표하는 토요애 유통회사 관계자의 처신을 두고도 “지금 항간에는 당초부터 폐기 물량이 없었다는 합리적 의혹이 나돌고 있다”며 “복식부기를 하는 유통회사의 회계처리 방식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단언하면서 “이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서도 관련 자료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 포장박스 재고조사

‘10년간 한 번도 안 해’

  토요애유통회사는 농산물 취급관련 포장박스 손실액이 1억 1천 4백여만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손실원인은 창업 이후 박스를 사용하는 농가들의 보관상에 발생한 감모 및 박스 진부화(디자인이나 재질 등이 기술 발달에 못 따름) 등의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관리행태는 농협을 비롯한 일반 유통관련 회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전직 이사회 관계자는 “특히 포장박스는 재고나 매출 파악에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기에 농협이나 일반 유통회사에서는 일일 재고파악에 나설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며 “유통회사의 기본도 지키지 않은 부실운영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토요애유통회사 관계자는 “회사 설립 후 10여년간 한 번도 재고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 수십억 관련 장비는 장식품

   하자보수 없이 ‘내몰라라’ 방치

  제1유통센터, 제2유통센터로 구분되어 있는 토요애유통회사의 농산물 관련 저장창고는 물론 내부 설비의 부실 설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로 양파를 저장하는 제1유통센터 저장창고는 노후화와 함께 사후 관리부실로 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저온을 생명으로 하는 저장창고가 천정에 틈이 다수 발견 되는 등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64억원을 들여 완공한 제2유통센터는 더욱 가관이다. 이곳에서 발생한 마늘 손실액이 1억 9천 7백여만원이다. 건조냉동설비 등 25억원에 달하는 관련 비품을 들여 놓고도 제대로 된 가동조차 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전직 이사회 관계자는 “마늘 손실 이유가 적정온도 조절이 불가능 한 기계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요구온도에 달하면 과부하로 인해 차단기가 내려가는 함량미달 기계를 들여 놓고도 하자 보수 한번 하지 않고 방치하다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 군수 뒷배에 독선대표체제

   유명무실한 거수기 이사회

  대표의 독선을 견제할 유일 기구인 이사회의 유명무실도 문제가 되고 있다.

  토요애유통회사는 대표이사와 이사 6명 감사 2명로 구성된 이사회가 있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표적으로 대표이사 선출권을 가지며 주요사업 심의 및 회계감사권한도 행사한다.

  그러나 유통회사의 최대 주주인 군수의 영향력을 뿌리치기 힘든 구조적 문제에 더해 이사 개개인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형식적 거수기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들어 전 대표이사의 전횡을 참다못한 이사들이 대표이사 해임을 추진했지만 현 군수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 총회에서 조모 감사는 완벽한 감사를 자화자찬 한 감사보고서를 제출 했지만 누군가 작성한 원고를 읽은 앵무새에 불과했다.

 

□ 과거에도 부실운영

   8년 전에도 10억 손실 ‘없던 일로’

  토요애 유통회사의 부실은 비단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태생부터 부실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에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09년 4월 유통회사의 출범 이후 고규식 대표이사 시기에도 1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 했지만 당시 군수의 입김으로 문제를 덮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당시 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고 대표 기간 중 경영부실과 회계 편법 등의 방식으로 1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형사고발 등 관련 조치를 이사회에 요구 했으나 묵살됐다”며 “군수가 의령농산물 이미지 훼손도 있으니 자체 해결이 좋겠다”는 요구에 잘못을 알고도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또 “현재 부실경영 문제가 과거와 판박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두고 현 사태를 정상화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했다.

 

□ 군민은 믿을 수 없다

   검찰이 기획 수사하라

  이번 사태를 두고 의령군은 자체감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의령경찰서도 수사에 들어갔다. 의령군의회는 결과에 따라 조사특위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군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오히려 사태를 대충 마무리하는 축소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입장이 역력하다.

  이번 사태는 올해 초 지역 시민단체인 희망연대가 창원 검찰청에 관련 사항을 고발하면서 비롯되었다. 최근 들어 언론에 문제가 대두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의령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또 의령군의회는 조사특위를 구성해 외부 전문회계감사를 투입, 명명백백 사실을 밝힌다는 입장이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대다수 의원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심지어 지난 8일 의회활동의 꽃인 임시회 회기조차 다수 의원의 반대로 정하지 못하다 의장 직권으로 겨우 결정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실정에서 군민들은 얽히고설킨 지역사회의 특성상 투명한 조사는 ‘물 건너 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요애 유통회사 전직 관계자는 “수사량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회계 관련 조사는 일반 수사와는 달라 비전문가가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검찰의 회계전문가가 주도하는 기획수사 만이 문제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주주에 참여한 한 농민은 현 수사상태에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수사 선상에 있는 누구도 아직까지 압수수색 했다는 소식이 없는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만큼 수사기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초기 출자금 77억원으로 출범한 토요애유통회사, 매년 정부와 의령군이 20억원씩 10년간 들이부은 돈이 200여억원, 여기에 경영 흑자 자랑하며 쌓였던 그 많은 돈들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갔는지 관련 당국자들의 속 시원한 대답을 군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