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심 판 지역언론인들’에 분개
[인터뷰] ‘양심 판 지역언론인들’에 분개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3.03.02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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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군수 성추행 진실 밝힌 신윤성 전 프레시안 기자

회유 뿌리친 대가 … 허위고소‧고발 당하고 직장도 잃어

한 몫 잡겠다고 … 항소심 진술번복 회유에 ‘참담’

 

“아무리 썩어 빠졌다지만 언론인이라는 작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

신윤성 전 프레시안 기자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의령지역 언론인들의 파렴치함에 치를 떨었다. 신 기자는 오태완 군수의 강제추행 사건이 벌어졌던 간담회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오 군수의 범행을 증언했던 목격자다.

함께 있던 오 군수와 3명의 공무원, 그리고 4명의 기자들은 모두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장은 이들의 진술을 배척하고 피해자의 진술과 부합하는 신 기자의 진술에만 신빙성을 부여하고 채택함으로써 오 군수의 유죄를 인정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신 기자는 오 군수가 진심으로 사과하면 피해자를 설득해 사건이 커지는 것을 막아보겠다고 했었다. 의령군의 명예실추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피해자가 고소하면 신 기자는 언론인의 양심상 보고 들은 사실 그대로를 진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사과를 거부했고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었다. 오 군수측은 신 기자의 진술을 막기 위해 회유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해외에 나갔다 와라. 얼마를 주겠다. 일이 잘 끝나면 사업을 같이 하자. 편안히 살게 해 주겠다.”는 갖은 회유에도 신 기자가 꿈쩍하지 않자 이번에는 누명을 씌웠다. 오 군수는 신 기자를 ‘모욕죄’로 고소했으며 정성기 비서는 ‘청탁방지법위반’으로 고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도 고발당했다.

“가족들의 통장까지 샅샅이 훑었지만 허사였지요. 애당초 진술을 막으려고 억지로 꾸민 일이었으니 털어봤자 먼지밖에 더 나왔겠습니까?”

그간 겪었던 고초에 쓴 웃음을 짓던 신기자는 이번 일을 전화회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평소 친밀하게 지냈던 지인들이 이권에 눈이 멀어 자신을 허위 고발하고, 언론인이라면서 군청 지원금 좀 받아 보겠다고 동료 언론인의 등에 칼을 꼽는 작태를 보면서 그동안의 인생을 돌아보고 인간관계를 정리하게 됐다고 전했다.

“얼마 전에도 항소심에서 진술을 번복해 달라는 회유가 있었다”고 귀뜸하는 신 기자는 “인사권, 행정권, 공사권 3권을 모두 틀어 쥔 군수에게 잘 보여 한 몫 잡아보겠다고 나서는 그를 보면서 의령의 현실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했다.

신 기자는 오 군수의 강제추행 사건 이후 의령군이 광고를 끊어 근무하던 언론사를 그만 두는 등 2년 여 동안 민생고에 시달려 왔다. 신 기자는 “진실을 밝힌 대가로 생계가 막막해졌지만, 가족에게 떳떳하고 아직 건강한 육체가 있다”며 "가능한 의령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새 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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