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판 3관왕’ 군수를 지켜보는 참담한 의령군민
(사설) ‘재판 3관왕’ 군수를 지켜보는 참담한 의령군민
  • 의령 인터넷 뉴스
  • 승인 2023.02.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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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의령군수가 16일 성추행 사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오 군수는 15일 법원의 재정신청에 따라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현재 경남도경에 계류되어 있는 오 군수의 성추행 관련 무고피의 사건도 본 사건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곧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사건과 무고사건을 기소하면 오 군수가 받아야 하는 재판은 무려 3개가 된다. ‘성추행’, ‘선거법 위반’ ‘무고’ 3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한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현직 의령군수가 각기 다른 범죄혐의로 3개의 재판을, 그것도 동시에 받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재판은 하나하나가 결과에 따라 군수직을 좌우한다. 오 군수가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결백을 주장하던 ‘여기자 성추행’사건은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이 났고 상급심에서 벌금형으로의 감형이나 무죄가 선고되지 않는 이상 군수직이 박탈된다. 20여년전 핵심증인의 위증 덕분에 1심 징역형을 2심 벌금형으로 감형 받았던 경험이 있어서일까. 오 군수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를 했다.

선거법 위반사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검찰의 불기소결정에 대해 법원이 재판에 넘기라는 명령을 내렸다. 법원이 보기에 범죄혐의가 있어 보인다는 얘기다. 이 사건은 선거법 위반 사건 가운데서도 가장 무겁게 처벌되는 금전관련 범죄여서 유죄로 인정될 경우, 군수직을 빼앗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거뜬히 나올 수 있다. 직전 선거에서 받은 허위경력 기재 80만원 전과를 참작하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성추행사건과 표리를 이루는 무고 역시 만만찮다, 일반적인 무고와 성격이 다르다. 오 군수는 성추행 피해자가 고소하자 피해자를 명예훼손과 무고로 맞받았다. 이 무고 고소는 그러나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피해자가 오 군수를 무고로 역고소해 시쳇말로 ‘무고의 무고’가 됐다.

대다수의 성범죄 전문가들은 오 군수가 방어권행사였다고 주장하는 무고 고소가 ‘가해자들이 범죄사실보다 명예를 앞세워 피해자에게 꽃뱀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피해야 할 자충수’이며 성범죄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2차 가해’로 성범죄는 물론 ‘무고의 무고’ 자체 형량도 높이는 악수 중의 악수로 보고 있다. 오 군수가 무고죄 판결로만으로도 군수직을 잃을 수 있다는 말이다.

돌이켜보면, 오태완 군수는 2021년 4월 전임 군수의 선거법위반으로 실시된 의령군수재선거 출마할 때부터 물의를 일으키며 각종 진기록을 세웠다. 밀실공천 파문을 일으켰고, 선거공보물 허위경력 기재로 80만원 벌금을 선고 받았다. 당선되어서는 여기자성추행 사건으로 최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가 당헌당규를 위반한 위법한 공천이라는 법원결정으로 공천이 취소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에 반발해 오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덕분에 의령은 정당후보없이 무소속끼리 대결하는 사상 첫 의령군수 선거를 치렀다. 오 군수는 이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몇 가지의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에 의해 모두 무혐의로 종결됐다. 하지만 검찰의 결론 가운데 최측근이 선거문자메시지 비용 일부를 오 군수에게 사기쳤다는 비상식적인 결론이 문제가 되어 오 군수는 또 다시 법정에 서야한다.

이처럼 채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의령군을 대표하는 공인 한 사람에게 있었던 사건사고들은 일일이 열거하는 것조차 숨이 가쁘다. 당사자인 오 군수는 오죽했을까. 군정을 챙기랴 기자회견 하랴. 수사기관에 조사받으러 다니랴. 재판정에 출석하랴. 여기저기 해명하러 다니랴. 아마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동시에 진행될 3건의 재판에 나서야 한다. 재판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을 듯하다.

행정공백 어쩌고 하는 판에 박힌 얘기는 각설하자. 본인은 정말 떳떳한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지 아닌지도 괄호 밖으로 일단 빼 놓자. 오 군수에게 한 가지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이 군수가 된 이후 군수가 군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군민이 군수를 걱정하고 있었음을 아느냐고. 지금도 군민들이 당신을 지켜보면서 마음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을 아느냐고. 한 없이 작아지고 부끄럽고 참담해 하는 의령군민들의 마음을 아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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