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분석] 오태완 군수의 ‘성추행 사건’ 3
[사건분석] 오태완 군수의 ‘성추행 사건’ 3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3.02.03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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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군수의 ‘물타기 여론조성’에 피해자 2,3차 피해 ‘극심’

전국매일 최판균, 피해자 인신 공격 공식화

언론계 은어 ‘빨아 준다’, 성적 농담으로 포장하기도

<2월10일로 예정된 오태완 군수의 ‘성추행 사건’ 1심 선고를 앞 두고 군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본지는 1년여 기간 동안 취재한 이 사건을 재판과정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고소 이후, 오 군수가 군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기자회견과 입장문 발표 등 언론을 이용해 지역여론을 선동하는 동안 피해자는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의령에서 이른바 ‘왕따’를 당하고 있다. 오 군수 반대세력과 결탁해 오 군수를 음해한 ‘희대의 협잡꾼’으로 몰렸다. ‘알콜중독자’, ‘꽃뱀’으로 불리며 어디 가서 항변도 못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다. 여성단체는 고사하고 피해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는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피해자에 대한 모멸적인 소문들은 오 군수와 측근들이 암암리에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한 소문을 바탕으로 피해자 신변에 대한 비난을 공식화 한 인물은 전국매일신문 최판균 기자였다.

 

최판균 기자, 피해자가 군수에 ‘반말’하는 등 추태 부렸다 주장

오 군수가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에서 최판균 기자는 오 군수의 대변인을 자처한 듯 피해자에 대한 확인되지 않는 비방을 서슴없이 퍼부었다. 사실상 2차 가해였다.

다음은 당시 현장상황을 보도한 <머니S-임승제 기자>의 보도다.  언급된 A씨는 피해자다.

오 군수 측과 참석했던 일부 기자들(최판균 기자)은 성추행이 없었다는 정황에 대해 "당시 A씨가 간담회 자리를 주도했다"면서 "심지어 자신이 '폭탄주'를 제조해 오 군수에게 내가 나이가 한 살 많다. 누나라며 '마셔라'는 등 반말을 하며 정도가 지나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2시간 30여분간 진행된 간담회 자리를 떠나지 않고 술을 마시며 2차를 가자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당시 화기했던 간담회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A씨는 오 군수에게 '내가 요즘 쪽쪽 빨아준다. 군수를 빨아주어 오해를 받는다'는 등의 돌발적인 언어를 구사했다고 했다. 속칭 '빨아준다'는 기자들이 호의적인 기사를 써 준다는 비속어다.

이에 더해 A씨는 오 군수의 수행비서를 불러 자신의 옆자리에 앉혀 놓고 술잔을 기울이며 "술은 영계랑 마셔야 제맛이 난다"는 투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최 기자 재판서도 비난 계속 … 그러나 오락가락, 허위 진술 확인

최 기자는 증인으로 출두해서도 피해자에 대한 비방을 계속했다. 그전까지 피해자의 이름만 알고 전혀 몰랐다는 최 기자는 증언에서도 기자회견에서와 같은 내용의 진술을 했다. 그전까지 피해자의 이름만 알고 전혀 몰랐다는 최 기자는 그러면서 “간담회 명단에 피해자 이름이 있어서 안 내켰다. 원래 내 자리인 군수 앞 자리에 통치마를 입고 경우도 없이 앉아 있길래 할 수 없이 다른 자리에 앉았다. 군수가 오는데 앉아서 ‘오. 군수 왔나’라고 반말을 하길래 오래 있을 자리가 아니다 싶어서 문 근처에 앉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참석자 중 최연장인 최 기자가 군수 앞이 아닌 자리에 앉은 이유는 간담회 시작 전 ‘일찍 가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다수의 증언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일찍 가야 한다던 말과는 달리 최 기자는 간담회가 끝나기 20분 전에야 자리를 떠났으면서도 피해자의 불손한 태도 때문에 일찍 갈 결심을 했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 이해할 수 없는 진술을 했다.

그 뿐 아니다. 최 기자는 피해자가 통치마를 입고 예의 없이 앉아 있었다고 한 것을 받아 오 군수는 피해자가 치마입고 테이블 밑으로 다리를 뻗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CCTV 확인 결과 피해자는 바지를 입고 있었음이 확인 되었다. 오 군수 발언에 대한 실험결과 테이블 아래에는 구조물이 가로 막혀 있어 다리를 펴고 앉을 수 없었다.

피해자는 최판균 기자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과 재판증언에 대해 모욕 및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 고소, 위증죄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자 발언, 음주사실 과대포장으로 사건은폐 기도

최판균 기자를 선두로 오 군수와 변호인을 비롯해, 공무원, 언론인들은 재판에서 피해자의 인격과 성인지 감수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빨아준다’는 표현을 남발했다. 피해자가 ‘밑에도 벌개진다. 보여줄게’ 라는 오 군수의 발언에 성적 수치심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므로 성추행이 아니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빨아준다’(‘핥아준다’)는 말은 성적 의미를 가진 비속어가 아니라 언론계에서 사용해 온 은어다. 이 말은 ‘혀로 핥고 입으로 빨’ 정도로 어린애를 애지중지하는 것처럼 기자들 사이에서 상대방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를 쓰는 것을 뜻한다. 언론계 뿐 아니라 일선 경찰에서도 자주 썼고 지금도 방송드라마나 언론기사에서도 종종 찾을 수 있는 표현이다.

신윤성 기자를 제외한 증인들은 피해자와 오 군수가 나눈 다른 대화내용은 ‘못 들었다’ ‘기억이 없다’면서도 이말 만은 똑똑히 들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가 이 말을 마치 성적인 의미를 담아 농담하듯 했다는 뉘앙스였다.

이 발언은 오 군수가 자신에게 ‘선거기간 동안 호의적인 기사를 쓰지 않았다’고 하자 다른 지역 기자들이 피해자에게 ‘너거 의령군은 오 군수를 쭉쭉 빨아 주고 있네’ 라고 할 정도로 취임 이후 오 군수에 대해 좋은 기사를 많이 쓰고 있다고 피해자가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 말이 꼬투리가 됐다. ‘군수님 앞으로 쪽쪽 빨아드리겠습니다’(의령정론 김상오 기자) ‘군수님 제가 쪽쪽 빨아 드릴게요라고 분명히 말했다’(안성기) ‘요새 사람들이 군수님을 너무 빨아준다고 난리다. 잘하고 계시니까 앞으로도 계속해서 쪽쪽 빨아주겠다며 술을 권했다’(이미옥 담당관, 강신일 계장, 정성기 비서) ‘여자가 그런 말을 하니까 같은 여성으로 민망했다’(이미옥) ‘여자가 그런 말 해서 놀랐다’ (강신일) ‘황당했다’(정성기)

고 하며 피해자가 말한 취지를 확대, 과장하고 성적인 의미를 갖다 붙였다. 말하자면 비속한 성적농담을 함부로 할 정도의 인물이라는 얘기였다. 그런 여자가 오 군수의 ‘붉어진다. 보여줄게’ 정도의 말에 무슨 상처를 받겠냐는 뜻이다.

 

김상오, 두 세 번 술자리 … 피해자, ‘새빨간 거짓말’

오 군수와 공무원, 언론인들은 피해자의 음주에 대한 진술도 피해자를 음해해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의령정론 김상오 기자는 ‘피해자와 사건 전 두세 번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으며 주량을 가늠할 수 없고 술을 아주 즐겨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술을 마시면 ‘정신을 못 차려 그 다음날 실수 한 거 없냐고 되묻는다는 소문도 들었다’고 했다.

이미옥 담당관은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가 혼자서 자작하기도 하고, 2차가 안되면 한 잔 더 마시고 가자고 했으며 마지막에 피해자가 수육과 술을 더 시켜버렸다고 했으며(오 군수, 이미옥, 강신일, 정성기도 동일내용 진술, 이미옥은 나중에 진술번복) 안성기 기자도 피해자가 ‘2차를 가자고 했다’며 공무원들의 진술에 힘을 보탰다. 성추행을 당했는데 2차를 가자고 할 수 있느냐는 취지였다.

김상오 기자의 증언에 대해 피해자는 “거짓말이다. 의령신문 근무 당시 유종철 기자와 술자리를 몇 번 했을 뿐 그 외 간담회 자리에 있던 그 누구와도 술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은 법정 증언과 취재과정에서도 피해자가 예전에는 술을 즐겼으나 5~6년 전부터 몸을 다쳐 음주를 많이 할 수 없음이 확인되었다.

피해자가 ‘2차 가자’고 했다는 주장은 확인할 수 없었고, ‘수육 더 시켰다’는 주장은 재판과정에서 CCTV와 식당 종업원의 진술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 이 사실은 범죄사실에 대한 주요내용이기도 해 판결에서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지원금 돌연 중단 언론탄압 3차 가해 ‘의혹’

피해자에 대한 가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의령군은 2022년 1월부터 피해자에게 매달 지원하던 50만원의 광고지원금을 어떠한 사전 예고나 이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해 버렸다. (본지 3월24일자 <오태완 의령군수의 3차 가해?>기사 참조)

광고지원금에 수입의 거의 전부를 의존하던 피해자에게 언론사 문을 닫으라는 최후통첩이자 사실상 의령군의 언론탄압이었다. 본 기자가 취재에 나서 아무런 근거도 없이 광고지원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밝혀내자 이미옥 담당관 후임 최용길 담당관은 사과와 함께 광고비 지원을 재개했다.

이후 취재된 내용이지만 경찰에서 오 군수에게 불리하게 진술했던 프레시안 신윤성 기자도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 사건 이후 프레시안에 의령군 보도자료 발송이 중단되었다. 강신일 공보계장은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고 했다. 보도자료 뿐 아니라 이후 의령군은 프레시안에 대한 광고도 전면 중단했다. 결국 신윤성 기자는 프레시안 기자직을 그만 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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