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돋보기)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2.05.25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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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수선거 각 캠프 언론대응 ‘기울어진 운동장’

오태완 캠프, 언론장악력 ‘확실’ 비판언론 공격까지

김충규, 손호현 캠프, 불공정 의심 보도 빤히 보고도 ‘침묵’

 

의령군수선거에 나선 무소속 세 후보 캠프의 언론대응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흔히 선거에서 공중전으로 불리는 언론플레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후보는 오태완 후보 캠프. 오 후보는 평생을 선거판에 몸 담아 프로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 후보측은 거의 매일 유세일정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으며, 이미 오 후보의 대변지가 되다시피한 언론들은 연일 이를 받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언론장악력이 놀랍다. 전쟁으로 치면 제공권을 확실히 장악한 셈이다.

뉴스핌, 경남도민신문, 신아일보, 브릿지경제, 쿠키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뉴스핌은 얼마전까지 의령군청 홍보미디어계에서 보도자료 작성업무를 맡고 있다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받아 사직하고 현재 캠프에서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모씨가 기자로 재직했던 언론사이다.

오 후보 캠프는 후보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오 후보측은 지난 16일 선거보도심의위에 의령인터넷뉴스 기사 30여건을 불공정하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오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의령인터넷뉴스는 후보의 공천부적격 사실을 적시하며 국민의힘 공천취소까지 추적보도하고 오 후보의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고소, 고발과 무혐의 결정 등을 독점보도하는 등 오 후보가 숨기고 싶은 사실을 정면으로 취재·보도한 거의 유일한 지역언론이기 때문이다.

비록 오 후보측의 언론 재갈물리기 시도가 심의위의 기각 결정으로 실패하기는 했지만, 다른 두 후보 캠프에 비하면 차원이 다른 고단수의 언론대응이다.

이에 비해 김충규, 손호현 캠프는 오 후보 캠프에 제공권을 빼앗겨서 인지 언론대응면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된 오 후보가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법원과 김충규 후보를 끌어들인 김정권 전의원 등에 대해 ‘만행’, ‘정치모리배’ 같은 과격한 단어를 써가며 공격하고 이 내용이 각 언론에 대서특필되는데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언론은 보도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공정성 때문이다. 언론이 공식선거기간 전 무소속 후보보다 정당의 경선과정과 경선에 참가한 후보들에 대한 집중적인 보도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어느 정도 허용되지만 선거운동기간에는 모든 후보가 평등하기 때문이다. 본 기자도 과거 선거기간 동안 후보들의 유세나 동정, 주장 등을 기사로 다룰 때에는 글자수까지 비슷하도록 신경을 썼다.

의령지역에 배포되는 일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남신문, 경남도민일보 등은 가끔 어느 후보에게 집중된 기사가 나오기는 해도 기사제목에서부터 기사분량까지 출마한 후보들에게 평등하게 분배하는 등 편파성 시비가 일지 않도록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방송사의 선거보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의령인터넷뉴스도 이런 식의 선거보도를 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5월 16일부터 20일까지 매일 오던 오 후보의 보도자료는 21일부터 끊겼고 김 후보 캠프에서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손 후보의 보도자료는 접한 적도 없다. 그러니 일간지처럼 균형있게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직접 취재해 보도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솔직히 그럴 여력이 없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오 후보의 대변인 듯한 모습을 보이는 언론들은 대놓고 오태완 후보의 홍보성기사만 보도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의령군수 선거 키워드만 입력하면 뉴스핌 등 언론사가 보도한 오 후보 관련 홍보성기사가 맨 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언론사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의령군수 선거와 관련해 오태완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만일 이 기사들의 주인공이 김 후보나 손 후보였다면 오 후보 캠프에서는 불공정 보도라며 벌써 난리법석이 나고도 남았을 일지만 두 후보 캠프는 조용하기만 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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