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언‧관 유착 불법선거운동 의혹 확산
의령군, 언‧관 유착 불법선거운동 의혹 확산
  • 박익성 기자
  • 승인 2022.04.17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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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신문, 의령정론, 경남통계뉴스 여론조사 왜곡 보도 ‘의혹’

적합도 그래프, 사진 등 오태완 군수만 과장 … 의도적 조작?

조사결과 공표, 보도시기도 경선과 맞춘 ‘정황’

공천 경쟁자측, ‘여론조사 빙자한 명백한 불법선거운동’ … 강력 반발

언론사측, 오차범위 밖으로 판단 … ‘문제없어’

(속보)의령의 지역신문 두 곳과 창원의 한 언론사가 오태완 의령군수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보도해 ‘언ㆍ관유착 불법선거운동’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여기다 문제의 이 여론조사는 이들 3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조사결과여서 더욱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의령신문은 지난 14일 의령군수선거 관련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의령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올린 이 기사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합도 수치를 시각화한 그래프와 후보 사진을 첨부했다. 그런데 그래프에서 경쟁자인 서진식 전 도의원과 김정권 전 국회의원과에 비해 오태완 군수 막대그래프를 지나치게 크게 표시해 말썽이 되고 있는 것. 의령신문은 자사 인터넷홈페이지에도 지면과 같은 제목과 도표를 게재하고 있다.

의령신문과 경남통계뉴스가 공통적으로 게재한 도표. 수치에 비해 최고 4배의 비율로 오 군수의 그래프를 늘렸다.
의령신문과 경남통계뉴스가 공통적으로 게재한 도표. 수치에 비해 최고 4배의 비율로 오 군수의 그래프를 늘렸다. 사진 출처= 의령신문 홈페이지 캡쳐

오태완과 서진식, 김정권의 적합도 차이는 각각 8.4%, 14.7%임에도 불구하고 의령신문은 서진식에 비해 2.5배, 김정권에 비해 무려 4배나 크게 오태완의 지지율을 그래프로 표시했다. 이 뿐만 아니다. 의령신문은 기사의 제목을 ‘의령군수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지난 1차에 이어 2차 조사에서도 오태완 1위 차지’로 표시했다. 그런데 이는 그 정도에 따라 선거법에 위반될 수도 있는 심각한 불법선거행위라는 것이 경쟁 후보측의 주장이다.

공직선거법 제8조는 언론기관의 공정보도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언론기관이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보도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 또는 논평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제96조는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결과를 왜곡하여 공표 또는 보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20조는 후보자의 지지율 또는 선호도의 차이가 오차한계 내에 있을 경우 그래프, 그림, 표 등은 동등한 크기와 조건으로 제작해야 한다. 다른 조사와 비교할 경우그 차이를 과장 또는 축소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6조는 지지율 또는 선호도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 또는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보도해야 하며 ‘오차범위 내 1,2위’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보도준칙은 선거여론 조사보도에 있어 선거법 등에 위반되지 않도록 공정한 보도를 하기 위해 언론단체들이 2016년에 제정한 선거여론조사보도에 관한 언론보도의 기준이다.

타 후보 지지자들은 이 조사의 신뢰수준이 ±4.3%이므로 오차범위 최대치는 8.6%이고 오태완과 서진식의 격차는 8.4%이므로 오차범위 안이라는 주장이다.

의령신문과 공동으로 여론조사에 참여한 의령정론과 경남통계뉴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의령정론은 4월15일자 신문 1면에 의령신문과 같은 제목과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역시 의령신문과 같은 비율의 그래프를 게재했다. 그런데 의령정론은 그래프의 크기는 물론 오태완 군수의 사진도 지나치게 확대해 마치 서진식, 김정권 후보와 차이가 엄청난 것처럼 과장하는 한편 군정평가에도 오 군수의 사진을 넣어 더욱 오 군수를 더욱 부각해 보도했다.

의령정론 4월15일자 신문 1면 기사. 제목에 순위를 표시하고 도표에서 오 군수의 얼굴과 그래프를 다른 후보에 비해 훨씬 크게 강조하는 한편, 오 군수의 군정평가에도 오 군수의 사진을 돋보이게 실었다.
의령정론 4월15일자 신문 1면 기사. 제목에 순위를 표시하고 도표에서 오 군수의 얼굴과 그래프를 다른 후보에 비해 훨씬 크게 강조하는 한편, 오 군수의 군정평가에도 오 군수의 사진을 돋보이게 실었다.

경남통계뉴스 역시 같은 의령신문과 같은 제목 같은 그래프를 사용한 인터넷기사를 지난 13일에 게재했다.

이에 대해 의령신문 대표는 “그래프는 경남통계뉴스에서 만든 것으로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이번 조사의 경우 1,2위 간 격차는 8.4%이고 오차범위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오차범위 최대치(신뢰수준 수치에 2를 곱한 수) 8.6%가 아닌 4.3%이기 때문에 오차범위 밖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들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보도와 관련한 ‘불법선거운동’ 의혹은 더 있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 시기와 여론조사 경비에 대한 의혹이다.

지난 4월2일 조사된 이 결과는 4월13일 이후에야 공표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그 이전까지는 중앙선관위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는 조사결과를 확인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언론사들이 보도를 위해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경우 보통 조사 후 2,3일 후에 발표하는 통상의 경우와 다르다. 때문에 국민의힘 의령군수 공천심사에 임박한 시기에 3개 언론사가 일제히 보도하는 것도 경선에서 오태완 군수가 유리하도록 만들려는 선거전략이라는 의심도 사고 있다.

여론조사 경비와 배경에 관한 의혹도 제기된다. 오 군수와 경쟁하는 서진식, 김정권 후보측 관계자들은 “상습적인 경영난에 시달리며 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는 지역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의뢰할 무슨 여유가 있겠느냐”며 “의령군이나 의령군수로부터의 암암리에 현금이나 특별광고비 지원 등의 재정적인 지원이 없으면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기관 관련자에 문의해 본 결과, 이 정도 여론조사에는 1회 250~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의령신문과 의령정론 의령군으로부터 월 200만원씩의 광고비를 지원받고 있다. 의령군 올해 이들 신문사에 2,400만원씩의 광고비 지원예산이 잡혀져 있고 행사나 군정홍보를 위해 수시로 지원되는 광고 예산도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쪽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군수와 지역언론이 한통속이 된 것이 하루 이틀이냐”고 반문하면서 “군수나 군정을 비판하는 기사 한번 보기 힘든 의령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오 군수와 경쟁하는 서진식, 김정권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번 일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언관유착의 불법선거운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안에 실체가 명백히 밝혀질 수 있도록 관련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할 뜻을 밝혔다.

한편, 이들 3개 언론사가운데 의령신문과 의령정론이 지난 3월 보도한 1차 여론조사 보도는 이번과 달리 그래프는 비율대로 제목은 수치를 게재해 보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오태완 의령군수는 얼마 전 자신의 측근 공무원이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이번 군수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불법선거운동‘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 관련 여론조사는 4월2일 실시된 의령신문 의령정론 경남통계뉴스 의뢰, 피플네트웍스 리서치 조사이며 이 여론조사결과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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