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부재로 행정 근간이 ‘휘청’
군수부재로 행정 근간이 ‘휘청’
  • 우성민
  • 승인 2021.01.2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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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삼종 권한대행 소통인색에 불만고조

코로나19로 군민 죽는데 잿밥에만 관심

 

군수 공백으로 인한 의령군 행정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는 군민들의 우려 섞인 탄식이 높다.

전직 군수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군 발전의 차질을 우려하는 군민들은 공직사회는 물론 의령군의회와 지역사회 단체 등 책임 있는 각계각층이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극복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는 열망을 보이고 있지만 연초부터 공연불이 될 조짐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백 권한대행의 ’집무실 행정’ 뭇매

김규찬 의원 ‘원칙 없는 인사’ 질책

 

군수 공백에 따른 지역사회의 불안과 경제 침체 우려를 불식시킬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던 백삼종 군수 권한대행에 대한 군민들의 실망감이 고조되고 있다.

백 권한대행에 대한 불만은 공직사회의 인사 불공정에서부터 불거지고 있다. 사실 의령군의 인사에 대한 불협화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인사의 불공정은 혈연과 지연 그리고 학연을 동원한 편법에서 비롯됨은 물론이고, 일명 군수 측근 공직자들의 전횡과 승진청탁에 따른 금품제공 등 조선후기 매관매직 현상을 방불케 하는 의령 공직사회의 인사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을 군민들은 익히 알고 있다.

따라서 군민들은 무엇보다 지난해 7월 부임한 백 권한대행에 대해 뿌리 깊은 인사의 불법과 불공정 관행을 바로 잡아주길 기대했지만 연초부터 인사문제를 두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4일 의령군공무원노조 남수분 지부장은 군청 정문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이면서 백 권한대행의 불공정 인사를 비판하며 “도저히 이해할 수도, 소통할 수도 없는 독불장군식 인사”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사진=의령군의회 김규찬 부의장이 지난 258회 의령군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납득하기 힘든 인사라고 질책했다.
사진=의령군의회 김규찬 부의장이 지난 258회 의령군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납득하기 힘든 인사라고 질책했다.

이어 지난 19일 제258회 의령군임시회 본회의에서 김규찬의원(부림, 봉수, 낙서면)은 5분 발언을 통해 “2021년도 상반기 정기인사는 전 군민과 공무원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라고 질책하면서 “특히 업무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반복되는 6개월 전보 인사는 행정미숙 등의 폐해를 불러와 그 피해는 오롯히 군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전임 군수들과 의회 간 6개월 전보인사는 안 하겠다고 약속한 사항”임을 지적하며 전문성과 원칙을 무시한 무책임한 인사라고 혹평했다.

이번 상반기 인사에서 6개월 전보인사 사례를 보면 5급 사무관 7명, 6급 담당 9명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백 권한대행이 임명된 이래 공직사회에서 인사원칙 부재에 대한 의구심이 고조된 것이 사실이다. 일선 공직자들은 업무의 연속성,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는 이번 인사의 결과 행정처리 미숙현상에 따른 군민들의 불만이 고조됨은 물론 공직자들의 사기저하 현상이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우선 공무원 채용의 목적에 따라 전문직과 일반직의 특성을 고려한 인사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전산직, 보건직, 화공직, 등 흔히 특정분야의 업무를 위해 채용된 전문직 공무원이 전문 분야와는 상관없는 직에 보직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행정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재 이번 인사에서 농업기술센터 소장에 비전문직인 일반직이, 전산직이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일선 면장으로 승진 발령되는가 하면 낙서면의 경우 면장을 6개월 만에 전보조치하고 부면장은 공로연수, 일반직원 5명 등 12명 중 7명을 인사조치 함으로써 면 행정에 일대 혼란을 초래하는 등 ‘적재적소’라는 인사 원칙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부임하자마자 느닷없이 임명된 지 20일 남짓한 가례면장을 본청 재무과장으로 인사 조치해 공직사회가 술렁거린 바 있다.

백 권한대행의 불통과 일방적인 업무 스타일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군정 책임자는 취임 후 군의 일선 면을 방문해 현안 보고를 받는 한편 지역사회 단체와의 만남을 통한 소통행정으로 군정 전반을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취임 후 현안 파악을 위한 일선 면 방문이 전무한 백 권한대행의 행보를 두고 공직사회나 지역사회 모두 소통부족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의령군의회 김규찬 의원은 올해 첫 의회 임시회에서 “군내 각급 기관사회단체장이 권한대행을 수개월이 걸려도 만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심지어 군정 동반자인 군 의회도 수차례 만남을 건의했지만 묵묵부답인데 지역 정서를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군정을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코로나 19 전염병으로 군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지역 경제가 파탄에 이러는 등 심각한 시기에 위민행정의 책임자로서의 적절한 자세는 아니라는 인식이 대체적이다.

 

발 빠른 1국 1과 신설... 끼리끼리 요직독식

본예산 집행 전 이례적 1차 추경...의구심

경남희망연대 ‘불통’...“경남도로 가라”

사진 =경남희망연대 의령지회가 지난 25일 의령군청 앞에서 김경수 도지사는 '불통' 백삼종 부군수를 즉각 인사 조치 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 =경남희망연대 의령지회가 지난 25일 의령군청 앞에서 김경수 도지사는 '불통' 백삼종 부군수를 즉각 인사 조치 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렇듯 ‘집무실 행정’으로 불통 지적을 받는 백 권한대행이 발 빠르게(?) 처리해 오히려 눈총을 받는 사례도 있다.

백 권한대행은 지난해 말 안전건설국과 주민행복과를 신설하는 의령군 행정 직재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상반기 인사 규모가 당초 소폭이라던 공직사회의 예측을 넘어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각 지자체의 필요에 따라 직제개편을 한다는 것이 행자부의 지침이라 항변 하지만 시급을 요하는 사항이 아님은 물론 오는 4월 재선거로 입성하는 군수의 업무로 남겼어야 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현상유지 및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권한대행이 군 행정의 근간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월 추경예산 처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첫 추경은 4월경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본예산의 집행과정에서 예산부족이나 특정 사유로 인해 본예산을 다시 정하는 것으로 미래 여건 변화에 신축적인 대응이 필요할 경우다.

그러나 백 권한대행은 본 예산 집행을 시작하자마자 이례적으로 제1차 추경예산을 단행함으로써 이면의 의도에 대해 공직사회가 또 번 술렁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의령군의회 모 의원은 “본예산 집행도 하기 전에 추경을 서두르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의회로선 뜬금없이 일방적인 추경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지역 사회단체도 백 권한대행의 인사 불공정과 소통부재에 대해 강하게 질책하고 나섰다.

경남희망연대(공동대표 김창호 · 김진숙)는 지난 25일 의령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통에 인색한 백 권한대행을 질타했다. 경남희망연대는 이 자리에서 “안하무인 격 불통의 백 권한대행은 군민께 사죄하고 경남도로 돌아가라”고 직격했다,

또 ”전직 두 군수의 구속으로 붕괴된 지역경제와 민심을 수습하라는 뜻에서 임명된 권한대행이 원칙 없는 인사, 일부 공직자들의 전횡을 방조하거나 동조하는 등 지역민의 기대를 산산이 짓밟았다“며 ”김경수 도지사는 당장 백 권한대행을 인사조치하라“고 요구해 지역사회의 불만이 쉽사리 진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부 공무원들 일탈행위 눈총

군민위한 행정 ‘나 몰라라’ 팽배

 

한편 의령군수의 장기 부재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속된 전직 두 군수의 불법을 보좌하거나 방조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부 공무원들이 이번 인사에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일탈행위가 속출하고 있다.

의령군 예산집행을 총괄하는 모 재무과장은 자신과 친분 있는 업자를 대동해 일선 읍·면의 공사현장을 업자의 차량에 동승 방문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그간 군 의회나 지역사회로부터 군수에 우호적이거나 공무원 자신과 친분 있는 업자에게 일감몰아주기 관행 근절을 수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지만 여전히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또 군청 안전관리과 모 과장은 일선 읍·면장에게 경찰과의 화합을 이유로 식사 접대를 지시하고 결과 보고를 요구해 읍·면장들을 의아하게 했다. 코로나 19 예방에 경찰의 노고를 위로하는 차원이라 항변하지만 복수의 면장들은 “그것이 필요한 일이라면 지휘체계에 따라 권한대행이 지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코로나 19 주무부서도 아닌 과장이 느닷없이 식사 접대 요구를 하기에 상당히 의아스러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다.

농업군에서 비전문가인 일반직이 농정 책임자로 부임되어 눈총을 받고 있는 농업기술센터는 농민들에게 달력을 제작해 배포했다. 취지는 좋았지만 내용이 문제였다. 농사에 필요한 중요 절기에 오류가 있었던 것. ‘소한’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연이어 표기되어 있었다. 한 농민은 “작은 실수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농정을 책임지는 부서에서 농사달력 하나도 제대로 제작 못한다는 것은 책임의식 부재”라며 “관계 공무원들의 겉핥기식 행정이 도를 넘은 결과”라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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