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 군수를 모시는 의령군공무원
당선무효 군수를 모시는 의령군공무원
  • 우성민
  • 승인 2020.06.1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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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대회의실에 역대 군수와 나란히 이선두씨 사진 걸어

관계공무원 “재선거와 보궐선거 차이 몰라요” 황당

군민들 “군민 얼굴에 침뱉는 격... 한심하다”일침

 

의령군청 4층 대회의실에는 역대 군수들의 사진이 순서대로 걸려있다
의령군청 4층 대회의실에는 역대 군수들의 사진이 순서대로 걸려있다

 

의령군정을 책임졌던 역대 군수들이 황당했을 법한 촌극이 의령군청에서 벌어졌다.

의령군청 4층 대회의실에는 역대 군수들의 사진이 순서대로 걸려있다. 문제는 맨 마지막에 지난 3월 당선무효 판결을 받은 이선두씨의 사진이 버젓이 걸려 있는 것이다.

의령군은 내년 4월 재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재선거는 보궐선거와는 달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 처분(공직선거법 제192조 제2항)을 받게 된 경우 치러지는 선거다. 즉 애초의 선거 자체가 무효이므로 당선인도 원천적인 자격이 없다. 따라서 당선무효 처분을 받은 이선두씨는 군수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이선두씨의 사진과 함께 ‘제47대 민선7기 군수’로 버젓이 걸려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관계 공무원들은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에서 실소를 넘어 의령군 행정 수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사실 확인을 위해 의령군청 행정과를 비롯해 재무과 등을 찾아 과장에게 경위를 물었으나 소관이 아니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더욱이 재선거와 보궐선거에 대한 구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답변에 황당함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군민들은 한심함을 넘어 안일한 의령군정의 현실에 분통을 터트렸다.

의령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K씨는 “군민의 얼굴에 침 뱉는 짓이나 마찬가지”라며 “공직자의 수준이 그 정도라면 의령군의 앞날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례면의 한 농민은 “그 사람 때문에 의령군의 행정 공백으로 인한 손실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고 분을 삭이면서 “아직도 군민들의 가슴에 충격과 상처가 남아 있는데 관계 공무원들은 무엇이 좋아 유령 군수 사진을 군청에 걸어 놓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의령군청 4층 대회의실에 오영호 전 군수 옆에 자리잡은 이선두씨
의령군청 4층 대회의실에 오영호 전 군수 옆에 자리잡은 이선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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